지난 11일 류호정의원, 조선희 시의원, 문영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 등과 여러분과 함께 영흥화력발전소를 방문했습니다. (사진은 문영미위원장님 페이스북에서 가져왔습니다) 현장방문과 함께 하청노동자와 주민간담회를 갖았습니다.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도 참여했고, 2050 넷제로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영흥화력 관계자들은 2050 넷제로를 위해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고 노동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듯 말하고 있지만, 하청 노동자들과 그리고 일부 지역주민들을 제외한 다수 주민들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2050 넷제로와 탈석탄으로 가는 과정이 불평등하게 진행되어서는 안되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주민•사회단체들도 사회적 논의 과정에 참여해야 합니다.
몇 가지 덧붙이면,
• 영흥화력발전소 석탄발전기 1~6호가 하루동안 태우는 석탄의 양은 4.5만톤에 달합니다. 실제로 그 양을 보니 축구장보다 조금 작은 넓이에 꾹꾹 눌러 10미터 이상되는 높이의 양이었습니다. 크기로 보니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야외 저장소에 쌓을 수 있는 최대치가 90만톤으로 20일 사용할 수 있는 양이어서, 컨테이너선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하루 4.5만톤의 석탄이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지 상상할 수도 없는데, 그래도 이곳이 친환경 최신설비라고 말합니다.
• 야외 석탄저장소에서 (야외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모두 하청노동자들을 위한 휴게실은 커녕 화장실이 없다고 합니다. 3km를 걸어야 겨우 화장실에 갈 수 있다고 해요.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 태인화력에 하청노동자들을 위한 휴게실이 일부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 발전소 안에는 태양광,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설비도 갖춰져 있었는데, 영흥화력 총 발전량의 1.5%에 불과했습니다. 태양광은 넓은 부지가 필요하며 풍력은 적절한 바람이 필요한데, 영흥발전소 부지는 그러기에 적당한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태양광으로 영흥화력의 발전량을 대체하려면 현재 조건으로 서울 면적만한 평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발전소 관계자 말)
• 우리나라 발전소들은 재생에너지의 주요공급원으로 해상풍력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서해에서 남해에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면 연간 10억기가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영흥화력 발전양의 2배라고 하고, 5개의 발전회서들이 부지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갯벌 등 바다 생태계 파괴, 어민들의 피해 등 우리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 빠져있습니다.
• 마을주민들의 이야기 중 처음 알게된 것, 어로권 문제. 석탄발전소에 사용하는 석탄의 대부분은 수입하기 때문에 커다란 항만시설이 필요합니다. 발전소 터빈을 거친 증기를 식히기위한 많은 냉각수도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어로권이나 온배수문제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처음 영흥화력발전소는 1~12호기까지 지을 계획이었지만, 현재 6기말고 추가 계획은 없습니다. 주민들은 어로권의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바다를 이용해 먹고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숙박•요식업이 아니면 생존을 위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죠. 발전소가 폐쇄된 후에도 정착할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이 꼭 필요하죠.
• 그레천 바크의 그리드(동아시아출판사)를 읽고 있습니다. 1/3정도 읽었는데, 재생에너지에 관한 고민이 더 깊어지네요. 전기는 보관할 수 없고 재생에너지, 태양광과 풍력은 불안정성이 강한데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라는 고민도 드네요. 실제로 제주도는 풍력발전을 많이 하고 있는데, 바람이 많은 날에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릴 것을 우려해 풍력터빈의 작동을 멈춘다고 합니다. 뭐, 전기공학자들의 숙제, 책의 말미에 답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넷제로를 위한 방안으로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해결해야 할 것이고 현재 이야기하는 것은 환경급전(값싼 석탄 대신 가격은 좀 비싸지만 온실가스가 비교적 적게 나오는 천연가스를 태우는 것) 방안들은 무엇일까?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전력과 성장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겠죠. 그것도 정의롭게.
•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습니다. (이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음 주 금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피켓을 드는 일정이 있습니다.